민초66 2024. 2. 13. 2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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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회선

밤은 깊었습니다

한밤으로 빠져듭니다

밤송이가 껍질을 까고 입을 벌리는 밤의 역사는 행진이었습니다

열매를 드러내는 아침 까는 밤송이는 밤중에 영글었습니다

인생이 한밤이라고 고요하듯 익어갑니다

새벽의 스며드는 오묘한 소리 빛은 선명한 아침을 펼치는 역사입니다

바람소리도, 빗물소리도, 서릿발 냉정함도 모두가 의미스럽습니다

보람을 키우고 희망을 공급하고, 연단의 기다림을 부어줍니다

그리고 붉은 태양 치솟는 동녘, 찬란한 아침을 맞이합니다

모든 잉태의 열매들을 손으로 받으면서

내일의 아침을 위하여 오늘도 가슴에 씨를 뿌립니다

이해할 수 없는 형체들로 피어남을 그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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