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 ＆ 뼈

                                                                              김회선

 

너는 누구이기에

이토록 살 속 깊이 저미는 아픔으로 배어 있는가

너는 근원이 어디이기에

깊고 깊은 영혼의 시작이 메아리 치듯 기억으로 울려오는가

 

너는 어찌된 사람이기에

고통도 근심도 낙심도 부끄러움도 부족하여 하염없이

어리석은 심정으로 통곡하게 하느냐

 

너는 누구이기에

얼굴도 없고 이름도 없고 실상만 커져서 캄캄하게 하느뇨

그대는 나의 너 됨을 위한 나인 것을

 

살 속의 살로 전율을 느낄 때

하얀 인골(人骨)에 새겨진 DNA의 회로처럼

풀 수 없는 섭리자의 설계라면

저 너머 음부의 침묵으로 시위하리라